태종대 매가 유일(?)한 시절...
공중급식이란..
1년에 한 두번 보면 정말 잘 보았노라고 할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평일에도 갈 수 있는 사람들은 그 보다는 좀 더 나았지만,
공중급식 한 번 보고나면 그날은 더 이상 사진 안담아도 만족할 만큼 만족하곤 했는데..
나랑은 영 인연이 아니어서 태종대에서의 공중급식은 단 두번이 끝이었다. 한 번은 저녁 어스름무렵...
그리고 또 한번은 바다 빛이 너무 강해 대부분 눈으로만 본 것.... 이 두번이 끝이었고 지금도 태종대의 그 초록빛 보케가 일어나는 바다를 배경으로 공중급식을 담아보는 것이 꿈이다. 그래서 안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번씩 가곤한다.
그리고 최근에 자주 가는 서해의 섬에서는 공중급식을 한 열번은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 저 멀리에서 뒷통수 보이면서, 또는 아주 멀리 까마득한 곳에서 점으로 보이면서 하는 공중급식만 담게 된다.
그나마 조금 그림이 된다하는 것이 달랑 두 번 뿐으로 이것도 그나마 가까웠다는 정도이지 마음에 차지 않는 사진으로 겨우 겨우 위안을 하는 정도 였다.
이제 그 두번째 겨우겨우 위안을 가지면서 이것도 얼마나 귀한 장면인데 하던 공중급식 장면이다.
여기 수컷은 사람이 있으면 가까이 오지 않는다. 참 까칠한 녀석이다.
공중급식을 할 때도 일정거리 이상 접근하지 않고 들어오다가 돌아서 나가면서 공중급식을 한다.
이미 돌아서 나가면서 먹이를 발에서 부리로 옮겼고 암컷은 수컷 아래로 날면서 먹이를 받을 준비를 한다. .
암컷이 날아오면 수컷은 고개를 아래로 보면서 암컷의 자세를 확인하면서 떨어뜨릴 준비를 한다.
이렇게 뒤통수만 보여주면서 공중급식을 하면 속이 탄다. 암컷은 발을 먹이쪽으로 향하고 받을 준비를 하거나 직접 먹이를 챌 준비가 되었다.
거의 발만 내밀면 된다. 암컷이 더 접근하면서 먹이를 채면 되는데...
암컷과 수컷의 사인이 맞지 않았다. 암컷은 수컷이 먹이를 놓을 줄 알았고, 수컷은 암컷이 더 올라와 먹이를 채 갈 때까지 기다렸는데 둘의 사인이 맞지 않음으로 내게도 기회가 왔다.
타이밍을 놓친 암컷이 다시 수컷에게로 접근해 간다.
한번의 기회를 놓친 덕분에 이렇게 뒷통수가 아닌 암컷의 옆모습이라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대부분은 이미 위에 그림에서 상황 종료 되었다.
이번엔 수컷이 아까완 달리 조금 일찍 먹이를 놓는다. 아직 암컷이 조금 더 접근 했어야 하는데 한 번의 실패로 수컷이 당황한 듯하다.
당연히 암컷이 여유있게 받을 줄 알았다.
수컷도 먹이를 놓았지만, 먹이를 계속 주시한다. 암컷도 이런 것 쯤은 늘상 있는 일인데 하고 당연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낚아챌 준비를 하지만,
아뿔사 먹이는 자유낙하를 시작한다. 먹이를 잡지 못한 암컷도 수직으로 낙하준비를 하고... 수컷은 계속 상황을 살피며 여차하면 자기도 낙하할 생각이겠지만...
그나마 거리가 멀어서 이렇게 한 화면에 그것도 수직으로 떨어지는 장면도 담을 수 있었지... 거리가 가까웠으면 파인더에 넣지도 못하고 그냥 눈으로만 보고 말았을 것이다.
1초안에 벌어진 일일터인데..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오히려 거리가 멀어서 전화위복..
역시 자유낙하보다.... 매는 더 빠른 속도로 먹이를 따라 잡을 수 있다는...
결국 공중에서 먹이를 잡아낸다. 역시 빠르다.. ㅎㅎ
아직 아래 바다까지는 한참이나 거리가 있어서 여유롭게 날개를 펼치면서...
균형을 잡고서 내가 있는 쪽으로 날아온다.
나 먹이 놓치지 않고 잘 잡아냈다요... 하면서 확인까지 시켜 주면서 새끼에게로 간다.
보통은 이렇게 실패를 하면서 본의 아닌 장면을 보여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은 그냥 한 번에 성공하고 끝이다. 몇 장면 담지도 못하고 거리도 멀어서 그냥 보관만 하는데 이렇게 실패를 함으로서 더 많은 장면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
매들의 공중급식은 참 운이 좋아야만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또 그게 아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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