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 산신령 검댕이 : 검댕이라는 이름은 다른 참수리들은 몸통에서 다리까지 허벅지 안쪽의 검은 깃털을 제외하면 전부 흰깃털로 덮혀 있는 반하여 검댕이는 몸통에서 흰깃털로 바뀌는 부분에도 검은 깃털이 부분부분 남아 있기 때문에 검댕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나이가 들어서인지 갈수록 이 녀석의 생활 대부분은 검단산 자락에서 이루어진다. 훨씬 활동적일 때도 있었는데.....
왕발이 : 왕발이는 날 때보면 오른쪽 한발을 내리고 날아 다니기 때문에 오래전에 붙여준 이름이다. 나는 이들에게 이렇게 이름 붙여 주었고, 가끔 다른 참수리 성조가 오기도 하지만 이 두 녀석의 텃새가 심해서인지 두 녀석을 제외한 다른 참수리 성조는 월동기 한 철 동안 잠깐 보였다가 이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버리거나 1년 후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거나 한다. 그래서 팔당지구는 이 두녀석의 구역이 된 것처럼 성조는 두 마리만 보인다. 과연 이들이 부부일까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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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댕이의 등장은 왕발이에게 도움이 될까? 지난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이다.
검댕이는 왕발이 곁으로 내려 앉는 대신 왕발이 주위에서 끊임없이 먹이를 탐하는 녀석들에게로 곧장 돌진한다.
검댕이의 등장과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날아드는 모습에 흰꼬리수리들은 본능적으로 방어자세를 취한다. 이렇게 수리가 발톱을 세우고 날아들면 대부분 아래에 앉아 있는 녀석들은 방어자세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긴 하다.
하지만 내려 앉을 때 그때만 피하면 다시 날아서 덤벼들 때만 조심하면 되기 때문에 금방 안정을 되찾기 마련인데...
흰꼬리수리들의 반응이 굉장히 당황스러운 느낌이 역력하다.
사실 그동안 검댕이의 역할이 이런 것이었다. 먹이를 먹는 왕발이 곁에서 얼쩡 거리는 녀석들을 응징하는데 있어서는 조금의 양보도 없었기 때문이다.
도망가는 흰꼬리수리들을 따라가면서 까지 응징을 하며 자기가 서열이 높음을 증명해 보인다.
엎에서 구경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모습을 틈틈이 보여주는 검댕이가 고마울 때가 많다. 왕발이만 있을 때는 정적인 장면만 담을 수 있는 반면 검댕이가 나타나는 순간 역동적인 장면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참수리와 흰꼬리수리 들의 싸움에서는 보통의 경우는 위협만으로 먹이를 떨어뜨리게 하는 것으로 끝을 내는 경우가 많다. 끝까지 먹이를 놓지 않을 경우에도 먹이를 가진 발톱을 향해 공격을 한다. 서로의 발톱이 위협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열 정리만 끝나면 되기 때문에 더 이상의 불필요한 싸움을 원치 않는 것도 검댕이의 속셈이다.
검댕이의 승리의 환호... 사실, 가까이 오지 마라는 경고의 소리다. 그러나..
왕발이 곁에서 간신히 자기의 권리를 인정 받고 있던 흰꼬리수리도 어떻게든 자기의 권리를 지켜야 하기에 주변에 다른 흰꼬리수리가 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 검댕이가 해야 할 일을 대신 한다.
이제 자신의 할 일을 다 했으니, 그 행동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왕발이는 그게 아니다. 본래의 자기는 이러한 권리가 당연하다는 듯한 행동을 한다.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검댕이 이외의 다른 녀석들이 오면 함께 그 녀석들을 쫓아내는 것이...
왕발이와 검댕이가 함께 있으면 둘의 크기가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오랫동안 관찰한 사람은 왕발이는 암컷, 검댕이는 수컷으로 생각하고 암수가 함께 있기 때문에 부부라고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맹금류들의 크기는 대부분 암컷이 수컷보다 크고 부부간에도 서열이 존재하며 대부분 크기가 큰 암컷의 서열이 높다.
왕발이가 있을 때의 먹이 다툼은 이렇게 상황이 정리 되어야 하나. 배고픔 때문인지, 아니면 이미 한 차례의 하극상이 일어난 것이 흰꼬리수리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준 것인지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처음 겁없이 덤비던 왼쪽 끝의 참수리 유조는 멀리서 응원만 하고 흰꼬리수리들이 끊임없이 왕발이 주위에서 왕발이의 시선을 끈다.
참수리 유조 : '잘한다. 역시 교육의 효과가 있어'
검댕이가 다시 나서보지만,
겁을 먹고 물러서야 할 흰꼬리수리들은 이제 그때만 잠깐 뒤로 물러날 뿐, 전혀 기죽지 않고 버틴다.
참수리 유조는 뒤에서 응원만 한다.
참수리 유조 : '잘한다. 흰꼬리수리들아 조금만 더 버텨라'
왕발이 : '검댕이 잘한다, 먹이는 내가 잘 지키고 있을테니, 힘내라'
참수리 유조 : '우리편 흰꼬리수리들아 겁먹지 마라, 별것없다, 도망가지 말고 잘 피해다니기만 해라'
흰꼬리수리보다 덩치가 큰 참수리는 한 번 날아오를 때마다 에너지 소비가 크기 때문에 좀처럼 잘 움직이지 않는데 이만한 행동을 할 때는 그에 따른 보상이 있어야만 한다.
검댕이: '야, 이래도 가지 않을랠, 헉, 헉, 숨찬다. 좀 쉬었다 하자'
검댕이 : '가라, 가, 이번엔 가만 두지 않는다. '
흰꼬리수리들 : '쟤, 진짜 화났나 보다, 잠시 피하자 '
까마귀 : ' 내게 화내지 마시요. 난 아무 잘못도 없어요'
흰꼬리수리 : '야, 까마귀, 넌 옆에서 깔짝 거리지 말고 딴데 가서 놀아라'
쫓겨나는 흰꼬리수리는 괜히 까마귀에게 화풀이 중이다.
검댕이 : '이제 정리좀 되었나, 어디서 까불고들 있어"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모여들기 시작하는 흰꼬리수리들...
흰꼬리수리들 : ' 우린 이제 옛날의 그 흰꼬리수리들이 아녀, 모여라, 모여, 덤벼라, 덤벼'
참수리 유조 : '내가 교육을 잘 시켰지, 이젠 난 가만히 지켜만 보다가, 기회가 생기면 그때 재빨리 먹이를 차지하자'
왕발이 : '야 검댕이 어떻게 좀 해봐라, 나는 몸이 좀 무거워서 말이야'
흰꼬리수리 : '우린 이제 겁먹지 않아, 물러서지 않는다고,'
검댕이 : '이것들이 나를 무시하는 거야, 그럼 다시 시작해볼래'
흰꼬리수리 : '어이 먹이 가진 놈인지 년이지 조심해라,'
우리의 눈으로는 새들의 암수를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암수의 깃이 다른 경우는 쉽게 암수를 구분할 수 있지만, 이들 수리류는 암수 구분이 쉽지 않다. 그럼 녀석들은 어떻게 암수를 구분할 수 있는지 많은 생각을 했다. 정답이라고 생각지 않지만, 사람은 세가지 색을 혼합하여 색을 구분해 내지만 녀석들의 시각체계는 다섯가지 색을 혼합하여 색을 구분해낸다. 즉 우리가 볼 수 있는 색보다 더 다양한 색체를 인식해 낸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의 눈으로는 암수를 구분하기 힘들지만 녀석들끼리는 쉽게 암수를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왕발이 : '흰꼬리수리, 지금 내게 [어이]라고 했니, 나 화낸다. '
검댕이 : '이 녀석 흰꼬리수리 넌 이제 내게 죽었다. 어, 왕발이가 먹이를 놓았네, 그럼 이제 내차례인데'
흰꼬리수리 : '내가 먼저 잡았으니 내꺼야'
검댕이 : '웃기지 말고, 서열로 따지면 당연히 내꺼다. 먹이 잡은 그발 놓지 못해'
흰꼬리수리 : '내가 쉽게 놓을 줄 알았냐"
검댕이 : '그럼 내가 쉽게 뺏길 줄 알았냐"
왕발이 : '난 모르겠다, 너희들끼리 알아서 해라"
참수리 유조 : '잘한다. 우리편, 화이팅이다. '
검댕이와 흰꼬리수리가 먹이를 다투는 사이 먹이는 둘로 나눠져 작은 조각은 흰꼬리수리가 들고 날아가고, 나머지 큰 조각은 참수리 유조쪽으로 떨어져 나간다.
참수리 유조 : '이크 먹이가 왜 내쪽으로 오냐, 도망가자'
흰꼬리수리 : '난 이거 가지고 떨어질려요, 내몫은 챙겼시요'
검댕이 : '건들지 마라, 내꺼다.
흰꼬리수리 : '어이구, 무서워라'
참수리 유조 : '일단 도망가고'
검댕이 : '드디어 내것이 되었구나,'
검댕이 : '만세 내것이다, '
검댕이 : '근처에 오지마라, 죽을지 모른다.'
검댕이 : '그럼, 난 인제 간다. '
참수리 유조 : '그건 안돼지요, 얘들아, 그냥 간단다. '
검댕이 : '먹이는 잘 있겠지, 얘들아 안녕'
저곳에서 먹이를 먹다가는 어떻게 될지 알고서 자리를 옮겨 안전한 장소로 가려고 한다. 과연 참수리유조와 그 일당인 흰꼬리수리들이 가만히 보내줄까? 그냥 보내주면 이야기가 끝나서 재미없을 것이고, 계속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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