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사진(bird)/기타조류

물까치-32일간의 육추일기

듀크 박지택 2014. 6. 22. 20:24

2014년 5월 16일 

집앞 산수유 나무에 둥지가 보인다.  손을 뻗으면 닿지 않을 만큼 높긴하지만,  산수유 나무아래엔 1층집에서 1ton 트럭을 주차한다. 마음만 먹으면 트럭짐칸에 올라가면 둥지에 손이 닿을 거리에 물까치가 집을 지어놓았다.  3층인 우리집 베란다 문을 열면 10m 정도의 거리로 나뭇잎 사이로 살짝 가려진 둥지를 볼 수 있다. 계단 창문으로도 보이지 않고 집안에 들어와서 비껴보아야만 보이는 곳에 둥지를 틀었다.  

4-5일 전에 발견한 둥지는 아직도 비어있는 채로 있다. 앞 집 외부에어컨 사이의 둥지는 이미 새끼들이 모두 이소해 버린 뒤라, 이 둥지는 그냥 만들어 두고 사용하지 않는 둥지라고 생각했다.  

2014년 5월 19일 

먼길 갔다 온 후 저녁 퇴근 후에 집에 돌아와 확인해 보니 알 2개가 보인다. 어미는 창문여는 소리에 놀라 조용히 날아가는 소리도 없이 날아간다.  매일 아침 출근 전 한 두장,  퇴근 후에 한 두장씩 꾸준하게 담아 보지만, 포란 시기에는 크게 다를바 없는 모습만 보인다.  창문을 조용하게 열어도 어미는 위를 쳐다보고는 긴장한다.  그리고 사진을 담을려고 렌즈를 살짝 내밀어도 움직임을 눈치챈다.  간혹 모르고 있다가도 셔트소리만 나도 조용하게 둥지를 벗어난다.  한참 후 들어올 때도 우는 소리도 없고 너무 조용히 둥지로 돌아와 있다.  씨끄러운 물까치가 맞나고 할 정도로 조용하게 드나든다.  둥지 밑에서는 아무리 떠들어도 꼼짝도 하지 않는 녀석이  유독 우리집 창문 여는 소리에는 예민하게 반응한다. 두개밖에 보이지 않던 알이 하루가 지나자 3개까지 보인다.  



2014년 6월 6일 (포란 18일 - 20일째)  (부화 1일째)

알을 발견한 지 19일째 저녁에 돌아와서 둥지를 확인하니 새끼들이 다섯마리가 보인다. 아침에는 어미가 앉아 있어 새끼가 나왔는지 몰랐는데 저녁시간에 어미가 보이지 않는 틈에 보니 다섯마리가 보인다.  그 동안 틈틈이 담아온 사진을 보아도 우리집에서는 알이 최대 3개까지 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더 많은 알이 숨어있었나 보다.  새끼들은 아직 눈도 뜨지 못하고 깃털도 없는 모습이다.  



2014년 6월 7일 (부화2일째)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 눈은 뜨지 못하고 깃털이 나기전 깃털의 뿌리가 될 깃대(명칭모름)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무 소리도 없이 어미가 날아오는데도 새끼들은 어떻게 아는지 어미가 왔다는 것을 알고 입을 벌린다. 둥지를 보지 않았다면 우리집 앞에 물까치 둥지가 있다는 것을 소리로만 들어서는 알 수 없을 만큼 조용하다.  집에서 보이는 정도가 딱 둥지만큼 뿐이라 어미는 먹이를 먹이는 어미는 언제나 모습이 나뭇잎에 가려진다. 

2014년 6월 9일 (부화 4일째) 

하루 못 본사이 녀석들은 조금 더 큰 느낌이 든다. 날개에는 깃털이 나기전 머리 빗살같은 것이 돋아나 있다.  어미 두마리가 동시에 들어오는 것은 보지 못하고 언제나 한 마리씩 조용히 들어와 먹이를 먹이고 아기새의 똥을 먹고 나서는 들어올 때처럼 조용하게 나간다.  어둠이 내리면 어미새는 둥지에 들어와 아기새들을 품고 있는 것이 보인다. 






2014년 6월 10일 (부화 5일째)

깃대가 빗같이 보이기 시작하며 깃대의 끝에 깃털이 될 작은 털이 올라오기 시작함.  눈은 가늘게 뜨기 시작한 녀석도 있으나 아직은 눈을 못 뜬 녀석들이 더 많고   머리는 약간 털이 나오기 시작하나 아직은 까까머리에 더 가깝다.  몸엔 아직 부화 했을 때처럼 표피가 보인다.  



2014년 6월 11일 (부화 6일째)

부화 5일차와 별 차이가 없으나  머리털이 좀 더 많이 나왔다.  등 한가운데 부터 깃털이 자라고 있다.  아직 눈을 뜨지 못한 녀석들이 많다.  


2014년 6월 12일 (부화 7일째)

대부분의 녀석들이 눈을 가늘게 떴다. 깃대의 끝에서 깃털이 조금 더 올라왔다.  머리털이 더 많이 올라왔다.



2014년 6월 14일( 부화 9일째)

깃털이 많이 났고 물까치의 새끼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록 깃털이 색이 느껴진다.  날개 깃이 3계단으로 나눠어진 것이 확인된다. 아직도 부모의 따뜻한 온기가 필요한 시기인가 보다.   

2014년 6월 15일 (부화 10일 째)

귀여운 새끼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부모가 오면 먹이를 재촉하고 조그마한 소리로 먹이를 달라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둥지가 좁은지  둥지위로 올라가는 녀석도 보인다.  여전히 부모새들은 조용하게 둥지에 들어오고 둥지를 나간다.  

2014년 6월 16일( 부화 11일째)

부화 못한 알 한개 발견함.  날개 짓도 하는 등 둥지가 좁다는 느낌이 들고 녀석들의 움직임도 많아진다.  부모새가 없을 때도 움직임이 많다.


2014년 6월 18일 ( 부화 12일 째)

첫째가 둥지를 나와서 첫이소를 시도한다.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가 밑으로 뛰어 내리다가 1톤 트럭 짐칸에 떨어졌지만 아직 꼬리날개가 거의 없는 듯하게 짧아서 짐칸 높이로도 날아오르지 못한다.  부모새는 이소한 새끼에게 먼저 먹이를 갖다 준 후 둥지 속의 새끼에게 먹이를 갖다가 준다.  트럭에 떨어진 새끼를 불러 내지만 새끼는 트럭짐칸을 벗어나지를 못한다. 한참 구경만 하다가 내려가서 손으로 잡았더니 물려고 하는 방어자세는 취하지는 않는다.  다만 엄청나게 큰 소리로 소리치는데 남들이 보면 죽이려고 하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지경이다.  그래서 땅 바닥에 내려주니 화단의 작은 풀숲에 숨어 들어가고,  어미새 한 마리가 근처에서 열심히 새끼를 부른다.  새끼새는 화단 속 작은 나무 가지속으로 뛰어 올라 잔가지 속에 숨어있다.  근처에서 고양이 한마리가 새끼새가 있는 화단으로 향하자 어미새는 격렬하게 공격하기 시작하고 고양이는 차밑으로 숨어들어 간다.  어미새는 계속 소리 지르면서 고양이가 있는 차 근처 바닥에 내려갔다가 차 위로 올라갔다가 하면서 고양이를 쫓을려고 한다.  그 소리를 들었는지  다른 어미새 한마리도 와서 한참 동안 공동대처하다가 먹이를 찾으러 가 버리고 한 마리만 남아서 계속 고양이와 대치 중이다.   




2014년 6월 19일 (부화 13일째) 

지난 밤 어두워지면서 어미새의 소리가 약해지고 새끼새도 안정을 취했는 지 9시경에도 나무에 잘 매달려 조용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 들어왔다. 아침에 새끼새들의 소리와 어미새의 소리가 들리더니 아침에 한 마리만 남겨두고 4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오후에 퇴근해서 보니 한마리는 둥지에 그대로 남아있고 다른 한마리가 옹벽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사람들 다니는 곳에서 방황하고 있다.  역시 손으로 잡으니  죽으라 소리친다.  옹벽위로 던져주니 날개를 펴고 조금 날긴 날지만 역시 높이 날지 못하고 옹벽 위 풀숲에 떨어진다.  어미를 열심히 부른다.  마지막 새끼는 배가 고픈지 어미를 열심히 찾고, 어미는 가끔 한 번씩 와서 먹이를 주고 간다.    6. 20일(부화 14일 째) 아침까지 마지막 새끼는 이소하지 않다가 오후에 퇴근해서 보니 이소하고 보이지 않는다.   다른 곳의 새끼는 꼬리 날개가 짧고, 잘 날아다지는 못해도  관찰한 이 녀석들 보다는 더 잘 날아다녔는데,  우리 집앞의 새끼는 몇일 더 일찍 이소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고 흔한 녀석이라 그리 자세하게 관찰하지 못했다. 관찰 가능한 시간도 아침시간 잠깐 저녁시간 잠깐의 시간 밖에 없고 먹이 먹이는 모습도 나뭇가지에 가려 자세하게 보이지 않아 관찰하진 못했다.   이제 빈 둥지와 부화 못한 알 한개만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아침 저녁 숨어서 보았던 녀석들이 보이지 않고 빈 둥지만 남아있으니 허전한 생각이 든다.  

'조류사진(bird) > 기타조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로-올해도 어김없이.....   (0) 2014.06.25
칼새-2년전 울릉도의 칼새   (0) 2014.06.23
파랑새  (0) 2014.06.18
꾀꼬리와 까마귀-까마귀도 당하더라.   (0) 2014.06.16
박새- 주연은 보케   (0) 2014.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