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까마귀-내가 부담스럽다...
작년에 이어 2년째 같은 둥지를 관찰하고 있다.
작년에는 같은 장소에서 담아도 눈치를 살살 보면서 그냥 나를 무시하고 다니던 녀석들인데...
올해는 두마리가 다 작년보다 까칠하게 군다.
특히나 한마리는 아주 아주 까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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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렌즈 이야기 부터
400mm DO의 최대 장점은 이동성과 휴대성이라는 것은 렌즈만 보고도 알 수 있다. 휴대성은 또한 구도의 자유롭고 신속한 변화를 줄 수도 있다는 장점과 병행한다. 그러나 이 렌즈를 살 때부터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던 점은 국외 유저의 각종 비교기와 사용기를 읽어 보면서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었던 일들이 이제는 점점 실감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최고급 렌즈들에 비해서 약간의 화질 저하가 있고 개인의 느낌에 따라서는 캐논 100-400mm(백사렌즈)에 비해서도 화질이 떨어진다는 평이 있었던 렌즈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진이 새들이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을 마음껏 담을 수 있다는 생각과 1.4컨버터를 달고도 자동af가 된다는 사실로 인해 이 렌즈를 선택했었다.
렌즈를 바꿀려고도 했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그렇게도 못하고, 그냥 가지고 가야할 렌즈가 되었지만 요즘들어 아쉬움이 자꾸 생긴다.
음..... 로또가 되지 않는 이상 그냥 고장 날 때까지 가지고 가야지, 화질은 실력 탓으로 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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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수컷이 까칠한 놈이라 정한다. 암컷은 모성애가 강하니 새끼들에게 먹이를 어떻게든 새끼들에게 먹이를 갖다 줄테니...
왼쪽의 수컷이 나의 눈치를 보면서 둥지로 들어가지 않고 계속 맴돌기만 하다가 암컷을 만나 먹이 가지고 가라고 통사정 중이지만 암컷에게서 호되게 혼만난다.
냉정하게 돌아서는 암컷, 불쌍한 수컷, 내가 더 미안하다.
날개를 퍼덕이며 호소해보지만
그냥 제 갈길가는 암컷.
돌아서가는 암컷을 따라가서 재차 호소를 해 보지만 역시 거절....
삼세번 이라고 세번을 따라가면서 호소해 보지만 매몰차게 거절하고 마는 암컷.....
먹이를 물고 어찌할바를 모르는 불쌍한 수컷, 솔직히 나도 너 때문에 불안해서 사진 못찍겠다.
요리조리 아무리 재봐도 못들어 갈 것 같은.....
덕분에 사진은 몇컷 건졌다마는 녀석 분위기때문에 내가 후퇴한다.....
미안타.....
동물의 세계에선 용감한 녀석보다 의심많은 녀석이 오래산단다.....
녀석때문에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또 한참 후에 보니 옮긴 자리에서도 마찬가지....
바위위에 앉아 내 눈치만 살피고 있다.
숨어서 나를 지켜보고, 바위위에 올라가서 나를 지켜보고, 그래서 녀석 담기를 포기하고 다른 녀석들 둥지나 찾으러 탐조나 하러 갔지만 언제나 처럼 꽝이다.
아마도 올해 물까마귀는 이것으로 끝이 되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