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사진(bird)/한강 참수리

한강 참수리 - 사냥보다는 뺏는 게 좋아

듀크 박지택 2013. 1. 30. 22:55

덕소쪽은 얼음이 다 녹아서 하남쪽으로 자주가게된다.  

하남시에서는 흰꼬리수리와 참수리를 위해 작년 1월 부터인가 부터  먹이를 제공하고 있다.  

알면서도 그동안은 애써 외면하다가 얼음이 녹으면서 덕소쪽에서 접근이 불가하게 되면서 부터 하남쪽으로 가게 되었다.  

강변 둑에서 약 150m 거리에 물고기 더미를 갖다 놓는다. 

물고기 더미는 까마귀와 갈매기의 만찬장이 된다.   녀석들이 먹어도 먹어도 10일째인 오늘에도 남아있다.  

내가 갈때마다, 흰꼬리수리는 먹이에서 적어도 20-30m 많게는 약 100m거리에 떨어져 있다.  그리고 참수리는 가까울 때가

적어도 100m거리 보통은 300-400m 거리 밖에서 지켜만 보고 있을 뿐이다.  

처음에는 거리때문일 것이라 생각했다.  사람들에게서 너무 가까이 먹이가 있어서 예민한 수리류가 접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다.  

사냥할 때처럼 날면서 살짝 발만 내려서 낚아채서 가면 될 것을 왜 경계하면서 오지 않는 것일까하는 의문을 숱하게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생각을 달리하게 하는 장면을 보았다.   

흰꼬리수리 한마리가 물고기더미보다 훨씬더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는다.  사람들에게 더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그러면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녀석들이 먹이를 보면서도 기다리기만 하다가 그냥 날아간 것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게 되었다.  지난 번 참수리도 먹이를 먹으러 왔지만 결국은 그냥 가는 것에 의아해 했던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하게 되었다. 

녀석들이 아니기에 정확한 것이라 할 수 없지만,  철원에서도 흰꼬리수리가 먹이를 직접 채어 가는 것을 볼 수 없었던 이유와 같은 맥락 일 것이다.   

참수리와 흰꼬리수리 이 녀석들은 자기가 직접 사냥한 먹이에 대한 의심은 없다.  그러나 주인없는 먹이에 대한 의심은 굉장히 심한 것이라 생각해 본다.  어쩌면 본능 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먹이는 자신이 직접 가지고 가지 않는다.  물론 가끔 예외인 녀석이 있을 수 있지만...   녀석들은 기다린다.  남들이 먹이에 대한 의심을 풀어 줄때까지....  의심을 풀어주는 것은 까마귀와 갈매기이다. 철원처럼 가끔은 굶주림에 지친 다른 수리류 일수도 있다.  일단 이 녀석들이 가지고 가는 먹이는 더 이상의 의심은 없다. (어쩌면 뺏는 것에 더 익숙한, 사냥꾼의 본능 일 수도 있다. 사냥에 소비할 에너지에 비해 탈취에 의한 에너지가 적게 든다는 )  위협비행으로 뺏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종종 갈매기들이 큰 먹이감을 들고 가다 무게때문에 떨어뜨리게 되면 어김없이 근처에 있던 흰꼬리수리가 먹이를 낚아채게 된다.  

그러면 더 멀리에 있던 참수리가 개입을 한다.   먹이를 가진 녀석에 달려들어 위협비행을 하여 먹이를 다시 떨어뜨리게 한 후 자기가 차지 하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된다.   이런 장면을 여러번 본 후에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정확히 맞는 지는 알 수없다.   

또 한가지 흰꼬리수리끼리의 먹이 다툼은 있어도 참수리 성조끼리의 먹이다툼은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미 서열이 정해져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흰꼬리수리의 먹이탈취에는 흰꼬리수리 여러마리와 오직 참수리 한마리만이 관여한다는 것이다.   분명히 다른 참수리가  근처에 있고 먹이에 대한 욕구도 있는 것이 분명한데도 한마리만 먹이탈취에 관여를 하는 장면 역시 여러번 보게 되었다.    



벌써 10여일 전의 사진을 올리게 된다. 


흰꼬리수리 유조 한마리가 흰뺨오리 무리들 속에서 쇠오리암컷 한마리를 사냥했다.  

먼저 흰꼬리수리들이 등장했고,  잠시 후 저멀리 점으로 보이던 왕발이 참수리가 먹이를 뺏기위해 쏜살같이 날아왔다. 


왼쪽 흰꼬리수리 유조가 두서너번의 시도 후 어렵게 잡은 쇠오리를 참수리의 위협에 못이겨 결국은 떨어뜨린다.    


중간의 많은 장면은 생략 후,  녀석은 다시  얼음판에 내려앉아 자기 것을 주장하지만,  참수리의 위협비행엔 못당한다.  



버틸려고 노력은 하지만.....


무섭다, 참수리.....


발톱에 제대로 걸리면......


결국은 먹이를 들고 다시 도망쳐 본다.   


흰꼬리수리가 잘 피한것인지,  참수리가 위협만 하는 것인지.....


뺏을려면 발톱을 드러내고 먹이를 향해 달려들어야 하는데 내가 본 대부분의 경우는 이렇게 위협만 한다.  


날개가 더 커서 회전반경도 더 넓어 다시 따라 잡을려면 한참 걸린다. 


녀석이 왕발이라는 것이 딱 걸렸다.  


먹이경쟁을 펼친 4인방 다시 등장.  


유조가 먹이를 뺏기지 않고 가지고 잘 도망 갔나 했다.  녀석들은 멀리400m도 넘게 떨어진 자갈섬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한참 뒤,  결국은 왕발이가 먹이를 탈취한 후, 먹이 먹는 장소인 자주가는 얼음빙판으로 향하고 내내  멀리에서 구경만 했던 항상 같이 있던 녀석이 뒤따른다.   


요기가 식탁이다.  재작년부터 자주 애용하는 곳이다.  


사냥 하고나서 먹이를 빼앗긴 흰꼬리수리 유조인지, 억울해서 인지 식탁에 합류하러 온다.  


왕발이는 나눠먹지 않는다.  매번 그런다.   


발로 꽉 움켜쥐고 혼자서만 먹는다.  그러면 다른 참수리는 주위에서 맴돌다,  떨어져 나오는 지꺼기를 주워먹는다.  


떨어져 나오는 부스러기를 흰꼬리수리가 주워먹으려들면 보디가드 참수리에게 혼난다.   그래서 왕발이가 먹을 때는 언제나 보디가드 참수리를 대동하고,  흰꼬리수리는 근처에도 못오는데 저 흰꼬리수리는 정말 억울했나 보다.   


먹이감이 작았는지 왕발이 혼자서 다 꿀꺽했다.  간간이 떨어져 나오는 부스러기는 보디가드 참수리가 다 먹었고......

매번 이런 일이 반복된다.  세마리 참수리 중 나머지 한마리는 여기에 끼지 않는다.  그래서 그 녀석에겐 외톨이라는 별명을 붙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