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홀리기 (새호리기)- 철탑
새홀리기에게 철탑은 둥지로서의 최상의 조건일까? 아니면 차선책일까?
그동안 새홀리기를 관찰하면서 찾은 둥지는 상가건물 옥상의 무선기지국, 공설운동장 조명탑, 고압A형 철탑, 고압기둥형탑, 교통카메라 탑 등 인공구조물이 대부분이다. 다른 곳에서는 나뭇가지의 까치집 둥지도 곧잘 발견하기도 한다. 올해 새홀리기를 찾아다니면서 산과 길가의 나무, 철탑, 교통탑 등 까치 둥지만 백여개를 보았던 것 같다. 나뭇가지 둥지들 중 꽤 괜찮은 것들이 많았고 내가 찾은 녀석들의 둥지 근처에도 나뭇가지 둥지들이 있었지만 녀석들은 그곳을 택하지 않고 고압선 기둥형 탑과 교통카메라 탑을 선택했다.
교통카메라 탑은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의 소음이 심하고, 높이도 굉장히 낮은 편이데도 둥지로 정했다. 녀석들의 둥지 선택 기준이 무엇일까?
사냥터로의 조건과 왠만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둥지를 원하는 것일까? 그동안 본 둥지 대부분이 탁트인 시야와 가까운 사냥터라는 조건에 맞는 듯한데......
이곳 기둥형 고압선로 탑에도 세마리의 새끼를 키워냈다. 더 가깝게 담을 수 있는 곳이 있다보니 이곳엔 자주 가지 않게 된다.
높고, 고압선이 얼기설기 시야를 가려서 담기는 힘든 곳이다.
새끼 삼총사, 발견했을 때는 이미 철탑 사이를 날아다닐 줄 안다.
뛰어 내리거나 올라 올 때도 꼭 담을 수 없게 뒤통수를 보여주거나 고압선에 가리는 곳으로 해서 올라온다.
멀리 나뭇잎 사이로 처음에만 이렇게 담게 허락해 주고 그 다음 부터는 반대편으로만 뛰어내린다.
두군데의 새홀리기를 관찰하니 각각의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는 지 비교할 수 있어 좋다. 약 8km의 거리를 둔 각각의 둥지의 상황이 상당히 비슷하게 진행된다. 이곳도 어미가 새끼들에게 먹이를 잘 공급해 주지 않고 새끼가 먹이를 보고 하늘 높이 따라 올라가는 상황이 다른 곳의 상황과 똑 같다.
새끼들은 보이지 않고 어미는 한시간 넘게 자리만 지킨다. .
숲에 있다 나타났는지 어미에게 먹이달라고 내내 울어보지만 어미는 먹이를 갖다 줄 생각을 안한다.
이 녀석도 숲속 어딘가에서 휴식을 취하다 배가 고픈지 나타났다.
울어도 먹이 공급이 없자. 할 수 없이 저 스스로 사냥을 해서 배고픔을 해결한다.
철탑을 둥지로 사용하는 새홀리기들을 담기엔 너무 벅차다. 높이가 너무 높고 먹이전달식도 철탑위에서 이루어지는 등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이 안되다 보니 보통의 경우엔 철탑 둥지는 포기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