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홀리기 짝짓기- 하루 4번
드디어 관찰 1기가 끝났나 보다.
오전에 10시까지 오후에 2시30분 부터 6시까지 녀석들을 지켜 보았다.
오전에 먹이를 잡기위해 활발한 활동을 한다. 아침 사냥시 눈앞을 날아가는 장면은 순식간이어서 도저히 잡을 수 없다.
사냥장면을 함 담아보는 것이 목표인데 눈앞에선 너무빨라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 같다.
상대적으로 잠자리 잡을 때는 그렇게 빠르지 않으니 그런 것이나 담게 될 것같다.
(대문용, 5시 15분 사진 중 일부)
아침 8시 먼 거리에서 짝짓기를 한다. 5번째 보는 짝짓기, 연무때문에 뿌옇지만 그 동안 본 짝짓기 중엔 그런대로 만족할 만한 사진이긴하다.
아내가 일찍 마치는 날이라 데리러 가야한다. 일찍 산을 내려와 아내를 집에까지 데려다 주고 장도 보고 다 끝내고 나니 다른 날보다 일찍 끝난다. 낮에는 더워 가지 않을까 하다가 그냥 가고 싶어진다. 이런 날이 좋은 장면 많이 담게 된다. 뭔가 끌리는 기분....
평소 가는 길이 아닌 먼 거리로 돌아서가니 아침에 짝짓기 하던 자리에 암컷이 앉아있다. 숲속이지만 녀석에게 접근할 때는 나를 노출해야만 한다. 위장을 하고 조금씩 다가가도 도망갈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삼각대도 의자도 그대로 두고 갔기에 금방 녀석의 아래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 그리고 기다린다. 2시간 동안 그냥 그자리에서 꼼작도 하지 않는다. 이럴 줄 알았다. 삼각대 없으면 카메라 들었다 놓았다 팔아파 죽는다. 숲이라 어차피 나는 장면은 담을 수 없고 나무에서 뛰어 내리는 장면이나 담자고 생각하고 하염없이 기다린다.
4시 30분 녀석이 울기시작한다. 그리고 날아오른다. 1-2초 안돼 녀석이 다시 날아온다. 당연히 같은 자리에 앉을 것이라 생각하고 삼각대에서 카메라를 떼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위 나뭇가지가 가린 곳에서 짝짓기를 시작한다. 카메라 풀고 보이는 자리로 옮기기엔 불가능함을 알고 그냥 그대로 그자리에서 어떻게될지 모르지만 운에 맞긴채 셔트를 누른다. 결과는 겨우 한 두장 겨우 살릴 수 있을 뿐 모두다 나뭇잎에 가렸다.
허탈함에 녀석을 보고 있으니 자리를 옮길 생각을 안한다. 그래 그럼 내가 다시 자리를 옮기자 생각한다.
이제는 내가 움직이면 녀석이 알아차릴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다. 아카시아 가시에 찔려가면서 언덕길에 자리를 잡는다. 몇번을 움직인 끝에 아카시아 잎사이로 녀석의 모습이 온전히 보이는 곳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자리를 잡는다. 언덕길 끝, 한발만 뒤로 가면 구른다.
또 기다린다. 5시 16분 녀석이 다시 운다. 그리고 수컷이 온다. 거의 화면을 꽉 채운다. 눈으로는 10m도 채 안되는 거리 같은데 카메라는 15m 거리라고 한다. 아닌 것 같은데 정말 가까웠는데..... 내가 올려다 보는 각도, 녀석은 내려다 보는 각도, 분명히 짝짓기 할 때는 나랑 눈이 마주 칠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눈을 마주치면서 셔트를 누른다. raw 파일 셔트랙이 걸린다. 쉬었다 또 누르고 한참을 짝짓기 한 수컷이 날아간다. 이제 암컷이 떠나기만 하면 철수 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암컷이 날지 않는다. 이제 더 이상의 짝짓기는 담지 않아도 될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장면을 담았다. 녀석이 가기를 기다린다.
5시 35분 암컷이 또다시 운다. 그리고 수컷이 또 다시 온다. 이번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조금 전 장면에서 각도만 약간 바뀌었을 뿐 같은 장면이다. 그 동안 셋팅이 약간 바뀌었을 뿐...... 드디어 만족을 했는지 조금 자리를 지키던 암컷이 자리를 옮겨 앉는다. 이젠 나도 이 자리를 벗어날 수 있다. 아마도 내가 비운 시간 동안에도 짝짓기를 더 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폭풍 짝짓기를 마친 녀석들, 이제는 얼굴을 잘 비치지 않는다. 숲속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잠깐씩 얼굴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