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배새매-얻은 것과 잃은 것
2011년산입니다.
올해도 이 녀석들을 찾아 산을 스무번도 더 오래내렸을 것이다.
아직까지 소득이 없다..... 못찾는 것인지 능력이 없는 것인지.....
그러다가 400mm do 후드를 잃어버렸다. 국내 샾에 475,000원에 올려져 있다. 너무 비싸다.
그래서 태종대 터줏대감들 마냥 사제로 만들었다. 깡통하나 구하고 차량 쫄대로 고정하니 딱 맞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약 한달 반 동안 잘 가지고 다녔다.
후드를 잃어 버렸기 때문에 오기로 더 산을 더 오르내리면서 붉은배새매를 찾아다녔다.
지난 토요일에도 본래의 계획이 바뀌면서 또 다시 산을 오르고 있었다.
이제껏 사람 한번 만난 적없는 산을 오르내리고 밤에도 오르내리며 한번도 무서움을 느끼지 않았는데.
이날 따라 이상하게도 산을 오르면서 부터 느낌이 싸한게 머리가 쭈삣거린다.
왠지 모를 무서움에 그냥 내려가려다가 계속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어떤 곳에서 다다를 때, 무엇인가 나를 보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머리가 쭈빗선다는 느낌의
무서움을 느끼는 순간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 곳에 두달전 잃어 버렸던 후드가 있었다.
그동안 장맛비도 오고 해서 흙투성이었을 것이라 생각했던 후드는 잃어버렸던 그날의 모습그대로 나뭇잎 아래에 놓여있다.
위장천에도 안쪽에도 흙하나 없고, 물기하나 없는 보송보송한 상태 그대로 거미줄 하나 쳐있지 않은 상태그대로.....
두달전에 잃어 버린 것이 아니라 조금전 잃어 버리고 다시 찾은 듯한 상태의 후드.
왠지 뭔가 될 듯한 느낌때문에 그대로 계속 산을 돌아 다녔지만, 붉은배새매는 끝내 찾지 못했다.
대신 임시방편으로 새로 만든 사제 후드를 잃어버렸다. 옛것을 찾자마자 새로 만든 것을 잃어 버렸다.
다시 찾으로 가고 싶진 않았다. 분리수거 하는날 깡통만 구하면 얼마든지 새로 만들 수 있으니....
하여튼 이상한 날이다. 사실 마치 귀신에 홀린듯하고 뭔가 이상한 일이 생길까 꺼림직하기도 하고....
뭐 그런 것 믿지는 않으니 아무 상관이 없기는 하지만.....
새끼가 다 컷는데 나뭇가지 뭐하러 가지고 오는지...
매미같기도 하고.
둥지 주변이 어두워 수백컷 중에서 겨우 건진 사진들이다.
암컷도 개구리를 잡아오고.... 수컷이 건네준 것은 아니다.
지금쯤 새끼들이 나왔을 시간인데. 아쉽다. 녀석들 찾지를 못하고, 공동묘지근처 산이라 다시 찾아 갈지도 모르겠고......